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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배움의 문을 열어주는 감정의 열쇠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의 차이점— 남자는 문제 해결에 급급, 여자는 이해와 공감을 원하기 때문에 의사 소통에 문제가 생긴다는 얘기죠. 하루 종일 직장에서 문제 해결에 급급하던 남편이 집에 오자마자 아내의 입에서는 불평이 쏟아집니다.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듣고 있던 남편이 문제의 해결 방법을 제시해 줍니다. 아내는 그 해결책을 전혀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사실 귀담아 들을 필요도 없죠. 해결 방법을 몰라서 불평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냥 자기 마음을 알아주길 바랄 뿐인데… 반면 남편은 자기가 제시한 해결책을 고마워하지 않는 아내에게 화가 납니다. 밖에서 스트레스 받고 와서 집에서도 또 스트레스 받아야 하냐고 불평합니다. 아내는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 남편이 야속해집니다. 마음 문이 닫히면서 이성적인 대화도 불가능해집니다. 많은 부부가 이런 식으로 대화하면서 갈등과 소통의 부재를 경험합니다.

하지만 그 아내가 이번엔 엄마가 되어 아이와 대화를 시작하면, 또 비슷한 패턴이 반복됩니다. 이번엔 엄마가 이성적인 존재가 되고, 아이는 감정으로 댓구합니다. 엄마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일장 연설로 아이를 나무랍니다. 아이가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엄마는 이성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보지만, 아이에게는 별로 매력적일 수 없습니다. 아이는 감정적이고, 엄마는 논리적입니다. 말을 안들으니 목소리가 높아지다가 결국 서로 감정이 상하고 맙니다.

두려운 아이, 화가 난 아이, 마음이 슬픈 아이—학습이 될 리가 없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만져줘야 학습이 된다는 사실!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모습을 받아들이기엔 우리 아이, 아직 어리고 미숙합니다. 눈을 마주보고 자주 대화해줘야 하는데 요즘엔 핸드폰에 쳐다보느라 말만 하고 손과 눈은 다른 곳에 가 있는 엄마의 모습들이 안타깝습니다.

아이가 학습에 탁월하기 원한다면 아이의 마음을 열어줘야 합니다. 마음을 쓰다듬고 어루만져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엄마의 집중력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배우려면 마음 문이 열려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린 첫째 아이의 안전, 둘째 아이의 건강, 셋째 아이의 정서적 만족을 추구합니다. 학습은 그 다음입니다. 기계적인 알파벳 쓰기와 억지로 읽는 책—별로 소용없습니다. 아이와 연결되도록 노력합니다. 적어도 학습에 있어 감정은 이성보다 먼저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좋아할 수 있는 방법들에 마음을 쏟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사는 일, 사탕, 스티커, 스탬프—이런 것들은 단기적 효과는 정말 좋지만 내적인 동기 유발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과 환경을 캐어하는 작은 몸짓들, 마음을 담아낸 제스처들이 자신이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하고 그 세상에 대해 배우고 싶은 열망을 자아냅니다.

감정이 학습에 잘 연결되어 있다는 극단적인 증거를 들라면 저는 아이비 리그의 학생들을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말 공부 잘 하고 탁월한 그 아이들이 모두 성격이 좋다고 하면 과장 같이 들릴까요? 하지만 제가 만난 하바드, 예일, 프린스톤, 다트머스의 학생들은 거의 모두 의사 소통 능력과 감정 인지 능력,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의 태도가 탁월했습니다. 물론 예외도 많을 겁니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든 선생님을 좋아하든 학교를 좋아하든 실험을 좋아하든, 좋아하면 잘 하게 됩니다. 감정은 학습의 길잡이입니다. Veritas Montessori Academy 김철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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