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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를 공경하는 우리 아이


여러 가지 인문학, 영문학과 더불어 종교학을 전공한 저는 여러 종교의 경전들을 많이 읽어 보았습니다만, 문학적, 언어적 관점에서 보아도 성경의 우월성은 탁월하더군요. 사건의 개연성과 구조적 완성도, 보편적 가치의 일관성 등 모든 점이 다른 종교의 경전에 비해 탁월합니다. 다만 성경에는 명령이 참 많은데, 그 중에 가장 눈에 띄는 명령이 하나 있습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가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

다른 명령들은 이런 복을 받는다고 약속된 것이 거의 없는데 유독 이 명령만 상이 함께 주어져 있는 특이한 명령입니다. 구약 성경에서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상의 내용은 부모라면 아이가 누리기를 바라는 복이 함축되어 있는 좋은 복입니다. 우리 아이가 건강하고 오래오래 살면서 많은 복 받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떤 부모나 마찬가지이겠지요. 그런데 그런 부모일수록 먼저 부모인 나를 존중하도록 가르치라 성경은 명령합니다.

아쉽게도 우리 한국 부모님들은 이 아이가 자라서 부모인 나를 공경하는 아이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인사를 잘 하는지, 나의 말을 존중하는지, 자기의 필요 뿐만 아니라 부모의 필요에 대해서도 인식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부모 자신도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우리 아이 공부 잘 하고, 대회 나가서 상타고, 친구들 많고, 아이들 사이에서 쿨해보이면 다 좋은가 봅니다.

요즘엔 이런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특히 더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남에게 피해를 주건, 나의 말을 듣건 말건 상관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내 아이에게 훈계하는 것은 더더욱 참을 수 없습니다. 부모는 그저 아이의 무한한 자유를 지켜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질서의 부재입니다. 관계의 질서, 축복의 질서가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부모 공경을 가르치는 성경, 특히 십계명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십계명은 크게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 (1-4계명), 인간과 인간의 관계 (5-10계명)의 규정으로 구별합니다. 그런데 균형과 질서를 강조하는 성경이 십계명을 5대 5가 아닌 4대 6으로 나눈 것은 조금 의아합니다. 돌판에 새긴다면 당연히 1에서 5계명을 한 판에, 또 6에서 10계명을 다른 한 판에 새겨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인간 관계의 규정인 5계명 (네 부모를 공경하라)가 하나님과의 관계 규정 속에 포함된다면 이 또한 어색합니다.

그래서 우린 부모 공경에 관한 제5계명이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계명의 하나로 간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리의 근본을 따져나가면 부모로부터 시작해서 하나님께 이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해 부모 공경의 명령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기초해서 생각해 볼 정도로 중요한 명령이라는 의미입니다.

자녀 교육이 지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이 시대, 과연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를 최고의 인재로 키울까 고민하는 이 시대, 성경은 오히려 부모를 공경하는 것부터 가르치라고 하니 시대 착오적 발상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기초가 튼튼한 건물이 오래 그 자리를 지키듯, 부모 공경의 기초가 튼튼한 우리 아이는 사람들의 존중과 사랑을 받는 귀한 인재로 자랄 것입니다.

베리타스 몬테소리 아카데미 김철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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