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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생명과 더불어 사는 우리 아이, 우리 가족


오랜 만에 책을 몇 권 주문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Never Home Alone. 평소에 생각이 많던 주제에 대한 책이라 반가워서 얼른 주문했지요. 깨끗한 것에 집착하게 되는 요즘 우리를 위해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Rob Dunn이라는 생물학자입니다. 저자에 의하면 우리가 사는 집에는 20만종의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물론 나쁜 것은 약 100가지. 문제는 그것들을 몰아내어도 계속 병에 걸린다는 것이지요. 코로나가 퍼지기 전 뉴욕의 한 병원에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없애려고 너무 닦다가 소독약에 죽지 않는 곰팡이가 생겨 오히려 사람들이 죽게 되었다는 New York Times 기사가 있었는데, 같은 맥락입니다. 소독약에 내성이 생긴 박테리아도 문제지만 우리를 보호해 주던 좋은 균들이 죽어 나가는 것은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Rob Dunn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러시아와 핀란드가 분할 점령한 북유럽 카렐리야를 예로 듭니다. 언어와 혈통이 동일한데도 도시화된 핀란드 지역의 주민들에게 천식과 비염, 습진 발병률이 러시아 쪽 같은 동포에 비해 열 배나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구요? 저자가 바로 이 챕터에서 답하진 않지만 책 전반의 내용과 신문 기사들을 종합해 보면 이렇습니다: 알레르기 반응을 줄여주는 감마플로테아 박테리아가 흙 속에 있고, 지하수와 우울물에는 각종 병균을 잡아먹는 생물들이 있습니다. 반면 염소로 소독된 수돗물에는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미코 박테리아가 내성을 갖게 되면서 다량 서식하고, 특히 샤워 헤드에 잔뜩 붙어 있습니다. 귀뚜라미와 비슷하게 생긴, 그러나 더 지저분해 보이는 알락꼽등이의 몸에 사는 박테리아는 독소를 분해하는 능력이 있고, 동물을 키우거나 진흙을 자주 만지는 아이들은 독감에 걸릴 확률이 훨씬 적습니다.

발효 음식도 좋습니다. 김치맛은 흔히 손맛이라 말하는데 똑같은 재료를 써도 김치맛이 다른 이유가 손에 있는 미생물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이 미국인 저자가 전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늘 위생에 신경쓰며 지내는 우리 아이들, 사람들이 많은 곳을 갈 때 꼭 마스크 쓰고 장갑도 끼어야 합니다. 손도 자주 씻어야 합니다. 그러나 혹시 자연을 더럽게 여겨 멀리 하게 되면 장기적인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훨씬 많습니다. 우리와 자연, 우리 몸의 세포와 외부의 각종 생명체들은 공존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Veritas Montessori Academy

김철규 원장 (vmakat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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