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짐, 털어내는 우리 아이

April 6, 2020

 마켓에는 요즘 없는 것이 많습니다.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 것이 많습니다. 돈이 다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걸 요즘 우리 모두 배우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도 배워가는 요즘입니다. 이전에는 굉장히 하고 싶던 일들도 이젠 다 시들합니다.  생존이라는 대명제 앞에 그와 상관없는 문제들은 하나 둘 털어내게 됩니다.

 

한 10년 전, 오레곤에서 100개 물건만 갖고 살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보통 미국인들의 집에는 평균 30만 가지의 물건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에 1불이어도 30만불인데, 사실 30만불 현금으로 갖고 사는 사람은 흔치 않지요. 아이러니입니다.

 

나이가 들어 치매가 생기면 보이게 되는 증상 중 하나가 hoarding입니다. 물론 치매의 증상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이든 집으로 가지고 들어오는 hoarding의 증상이 드물지 않습니다. 좀 돈 되는 것을 모으면 좋으련만, 대개 쓰레기들입니다. 그 쓰레기들이 사람이 살아갈 공간을 차지하고, 온갖 세균이 자라는 breeding ground가 된다는 것을 생각하기엔 마음의 불안이 너무 큰가 봅니다.

 

어릴 때 보았던 전설의 고향 이야기 중에 집에 들어갈 때는 돌 한 조각이라도 주워오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실천하던 가족들이 밤에 잘 보이지 않아 돌인 줄 알고 들고 들어왔는데 아침에 보니 금덩이었다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그랬겠지요. 초가집 고치고 흙담장 보수하려면 나뭇가지, 돌, 흙, 지푸라기도 다 필요한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지고 들어오는 것이 미덕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시대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이 가졌습니다. 더 갖는 것보다는 덜 갖는 것이 힘든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억지로 털어내야 하는,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억지로 배워야 하는 이 상황이 감사합니다.

 

다들 갖기 위해, 더 갖고 더 쌓아두기 위해 애쓰는 세상이지만, 나눠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에게도 가르쳐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건 우리가 두 개 가지고 있으니 없는 누구네 주자.’ 사람들 만나기 힘들지만 집 앞에 갖다 두면 될 겁니다. 서로서로 사랑하는 모습이 더욱 필요한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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