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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만능? 아니면 한 가지 일의 전문가?


어릴 때 모든 걸 다 잘 하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공부, 운동, 악기, 거기다 놀기도 잘 하는 친구들… 뱁새가 황새 쫓아가려다가 다리가 망가진다는 말이 있듯, 저도 그래서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영향 때문에 저는 지금도 모든 일을 다 잘 해내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걸 하느라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도 있음을 종종 봅니다.

그래서 저는 늘 저의 정체성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체성은 늘 관계 속에서 찾아집니다. 나와 하나님의 관계, 나와 가족들과의 관계, 내가 섬기는 성도들과의 관계, 내가 교육하는 아이들과의 관계, 내가 몸담고 있는 모든 기관 내에서의 관계… 정체성을 고민하면 오늘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분명해집니다. 우리 아이의 교육 문제에 있어서도 이건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아이들 키우는 것 보면 부모들은 생각이 많아집니다. 나도 이런 걸 해줘야 하지 않을까, 우리 애들도 이렇게 해야 할텐데… 말도 많고 유행도 많은 세상, 우리 아이의 체크 리스트에서 빠진 것이 있진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것은 기본, 가끔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이 해줘야 할 일까지 해주려 하다가 문제가 생깁니다. 공부가 가장 그렇습니다.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치려는 열정이 지나치다보니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많습니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물론 물리적 안전은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같은 도시 안에도 물리적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만, 그런 면에서 우리 한국인들은 대개 복받은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도 정서적 안전은 걱정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노출되는 동영상, 그리고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는 마약들이 우리 아이들을 유혹할 때가 곧 올테니, 미리 예방약을 잘 먹여야 합니다.

예방약이라 함은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주도권을 주는 것이지요. 안전과 예절에 관한 문제가 아닌 것은 아이가 결정하도록 격려합니다. 잘못된 결정이라 판단될 때에도 저지하기 보단 문제점을 넌지시 던져주고 생각하게 합니다.

더불어 끊임없이 사랑한다 말해줍니다. 자신의 가치에 대한 인식도 역시 관계에서 비롯됩니다. 나와 부모와의 관계가 튼튼하다고 느끼는 아이, 부모가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지지해 주고 후원하리라 믿는 아이들은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아갑니다.

아이가 발견하게 되는 자신만의 길은 물론 만능을 향한 길은 아닐 겁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쏟아부을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다보면 자신의 길을 찾게 되고, 비록 만능은 아닐지 모르나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겁니다.

결국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식물이 해를 보며 자라듯, 아이는 자신의 해를 보며 자랄 것입니다. 물론 부모는 아이의 해가 될 수 없겠지요. 그래서 다시 기본을 생각합니다. 기본으로 돌아갑니다. 부모의 기본, 아이에게 안전과 격려, 사랑을 주는 것입니다.

베리타스 몬테소리 아카데미 Veritas Montessori Academy 김철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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