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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변화에 민감한 우리 아이


중년의 아줌마들이 만개한 벚꽃, 혹은 붉게 물든 단풍을 보며 소녀처럼 내던지는 감수성 풍부한 말들은 주책스럽지 않습니다. 아름답습니다. 살아온 수십 년의 세월이 흐려낼 수 없었던 한 사람의 맑은 영혼을 거울처럼 반사해 냅니다. 물론 중년의 남자들은 그런 표현을 잘 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동심을 잘 잃지 않는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일반적으로 더 오래 사나 봅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요즘이지만, 추워지는 것도, 그래서 집안의 따뜻한 온기와 아늑함을,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체온을 감사하게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감옥에서는 여름엔 서로를 미워하지만, 겨울엔 서로를 붙들어 안는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겨울 날씨가 점점 더 추워지는 것은 북극에 모여 있던 찬 공기가 상대적으로 올라간 극지방 해수 온도 때문에 남쪽으로 밀려 내려오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추워진 날씨를 보며 지구 온난화는 거짓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더 추워져 가는 겨울 날씨가 오히려 지구 온난화의 명백한 증거인 것이지요. 기후의 변화, 자연의 변화에 민감하지 못했던 우리 인간들이 만들어낸 문제입니다.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야 하는데 그저 욕심만 내어 온 우리 인간이 일궈낸 비극입니다.

아이들을 교육하면서 계절의 변화를 민감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자기 관리와 정신 건강에 필수적입니다. 계절의 변화를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뇌의 감성 에너지가 활성화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자신만의 일에 골똘하며 살아갈 때, 삶에 너무나 지쳐 있을 때,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때를 따라 자연을 보며 한숨 돌리고, 그 안에서 에너지를 찾게 하는 것은 아이의 인생, 특히 인간관계와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봄과 가을에 겪는 계절의 변화는 우리 뇌의 아주 좋아하는 에너지원입니다. 그래서 이를 활용하여 방전되어 가는 우리 뇌의 밧데리를 충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 자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이미 많이 지친 상태이겠지요. 회복하는데 평소보다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그래서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자연의 모습을 아이들과 더불어 꼭꼭 챙겨 보고 즐길 줄 아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자연에 자주 노출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큰 맘 먹고 가는 등산이나 낚시가 아니어도 잠간 밖에 앉아 빵 한 조각 먹는 것도 좋습니다. 흙을 밟을 수 있다면 더 좋습니다. 해가 짧아지는 계절에는 의식적으로 햇볕을 많이 볼 수 있는 환경에 자주 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온도의 변화에 따라 우리가 신경 써야 할 부분, 특히 옷을 잘 챙겨 입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행복은 큰 일을 이루어 내야만 가질 수 있는 느낌은 아닐 겁니다. 계절의 변화 속에서 갖게 되는 작은 느낌들이 우리가 살아 있음을, 적응해야 할 변화가 있음을, 챙겨주어야 할 가족이 있음을, 살아가야 할 내일이 있음을 깨닫게 해줄 수 있을 겁니다.

더불어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민감해진 감수성은 사람을 대할 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믿습니다. 친구가 어떤 마음인지, 배우자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도통 감이 없는 사람들이 많지요.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 때론 힘들 수도 있지만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축복일 수 있습니다.

계절의 변화에 민감한 우리 아이—예쁘고 사랑스런 내 아이의 모습입니다.

베리타스 몬테소리 아카데미 Veritas Montessori Academy

김철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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