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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프라우스의 사람

January 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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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마음의 닻

September 20, 2018

오레곤에 있는 연어 양식장 (salmon hatchery)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연어의 알을 부화시켜 10인치 정도까지 키워서 내보내면 생존 확률이 수백 배 높아지기 때문에 시작된 미국 정부 프로젝트입니다. 이 연어들은 바다에 나가 자란 뒤 다시 이 양식장으로 돌아옵니다. 연어들은 수 마일 밖에서 누군가 물에 한 방울 잉크만 떨어뜨려도 그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합니다.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오고 싶어하는 회귀본능은 인간에게도 있습니다. 동부에서 생활하다가 중부로, 다시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분들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지금 있는 곳이 아무리 좋아도 어릴 적 그 느낌을 잊기 힘든가 봅니다. 그리고 잊어버릴 수 없는 그 느낌의 근원지는 대개 엄마요, 또 그 엄마와 함께 뛰놀던 공간입니다.

 

아이들에게 엄마는 “secure base—안전 기지”입니다. 아이들은 엄마 곁에 머물다가 어느 정도 안전하다 느껴지면 엄마 주변을 돌변서 원의 반경을 조금씩 넓혀갑니다. 이 원을 “circle of exploration—탐험의 원”이라고 부릅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이 원의 크기도 점점 더 커져 나갑니다. 엄마가 잠간만 옆에 없어도 울고불고 난리법석을 떨던 아이도, 나이가 들어 학교에 가면 당연히 아무렇지 않게 즐겁게 하루를 보내다가 집에 돌아오곤 합니다. ‘지금이야 학교에 있지만 집에 돌아가면 어머니가 계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겠지요. 그건 나중에 대학을 가고 집을 떠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이야 비록 내가 이렇게 집을 떠나 있지만 내가 돌아갈 집, ‘home sweet home’이 있다고 생각하면 떠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니의 존재는 우리에게 닻, anchor과 같습니다. 선원들이 배가 정박할 때 바다로 내리는 이 닻은 바람이 불어도 배가 한 곳에 일정하게 머물게 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 줄의 길이에 따라 움직이는 반경에 차이가 생기기는 해도 배는 항상 닻(anchor) 주위에 머물게 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아직 어릴 때 닻 가까이 있게 하는 것은 아이가 불안에 떨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감에 따라 그 길이를 점점 더 길게 늘여 좀 더 멀리 가볼 수 있도록 풀어주는 것은 또한 어머니가—비록 아쉬워 보내고 싶지 않을지라도—꼭 감내해야만 하는 내려 놓음의 과정입니다.

 

가끔 이 과정을 반대로 하는 어머니들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자녀의 부부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봅니다. 아이들 어릴 때는 힘들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니 그냥 두었다가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그 끈을 당기는 것이지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이가 아직 어릴 때—비록 힘들고 피곤할지라도—마음껏 사랑하고 함께 하면 떠나가야 할 때 조금 덜 아쉬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닻줄의 길이를 조금씩 늘려가는 것은 아이의 독립된 인생을 도모하는 부모의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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